생활속의 실학 도량 ‘충청유교문화원’

충청유교문화원 기공식

놀뫼신문 | 기사입력 2019/06/26 [16:09]

생활속의 실학 도량 ‘충청유교문화원’

충청유교문화원 기공식

놀뫼신문 | 입력 : 2019/06/26 [16:09]

  © 화요저널

 

가곡저수지가 내려다 보이는 노성의 파평윤씨 종학당, 대한민국의 숨겨진 비경이다. 조용하기만 하던 충남 논산시 노성면 병사리 일대가 지난 19일, 시끌벅적하였다. 충청유교문화원 기공식이 열리는 날, 그 마지막 순서는 버튼프레스였고 폭죽 퍼포먼스가 진행되면서 오색 연기가 하늘로 치솟았다.  노성 중심의 충청권을 대한민국 유교문화 성지로 만들기 위한 대장정의 서막이었다.

산중턱에 자리잡은 종학당, 정확히는 논산시 노성면 병사리 산41-4 초입부터 종학당 바로 아래까지 구비치는 길에 1000여 명의 축하객이 운집하였다. 예정수 한국성균관유도회총본부 회장 등 전국 각지의 유림도 동참하였다. 경과 보고와 함께 영상 축하 인사도 선보였는데, 이찬주 논산시 유림협의회장, 윤여항 전 논산시 전략기획실장, 김명규 충청유교문화원 추진위원장이 대형스크린에 얼굴을 올렸다. 

이날 기공식으로 첫삽을 뜬 충청유교문화원은 2년 후인 2021년 문을 열 예정이다. 충청유교문화권 광역관광개발 사업의 핵심 거점이자 유교 전문기관으로, 영남유교권과 어울어져서 대한민국 유교문화의 양대산맥으로 뻗어나갈 것이다. 

대지 4만 6581㎡에 건축연면적 5000㎡, 지하 1·지상 2층 규모로 건립하는 충청유교문화원은 도서관과 기록관, 박물관 성격을 통합적으로 갖춘 ‘라비키움’ 형태로 운영한다. 주요 기능은 유교사상에 대한 학술적 연구, 일반 시민에 대한 체험 및 교육 프로그램 제공은 물론, 충남북과 대전·세종에 산재한 유교 관련 유물 체계적 수집·보존 등이다. 충청남도는 충청유교문화원 개원 준비를 위해 충남역사문화연구원 내에 운영 준비단을 설치했다. 운영 준비단은 올 상반기 충청권 4개 시·도에서 유물 수집을 시작해 충북에서 1700여점의 유물을 확보했다.

충청유교문화원 시설에 유교와 전통문화 관련 이야기를 입히는 ‘시설 콘텐츠 기본구상’ 사업도 추진중이다. 미국 하버드대 유교 관련 연구소, 대만 공자협회, 국내 관련 기관 등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학술 포럼을 개최하며, 충청 유교 연구 성과 목록화 사업 등도 진행한다. 이러한 관 주도 못지않게 논산노성의 충청유교문화원은 민(民)이 앞장서는 쌍두마차이다. 지난 5월 24일, 충청유교문화 발전을 위한 논의의 장으로 ‘충청유교 발전비전 모색’이란 주제를 가지고 충남도서관에서 대단위 세미나를 열었다. 이 학술 행사는 사단법인 백록학회와 충남역사문화연구원이 공동으로 주최/주관하였던 것이다. 

이날 기공식에서 양승조 지사는 “역사 속에서 충청 유학자들은 치열한 현실 문제에 담대히 대응해 왔으며, 외세의 침략에 목숨을 내놨고, 국가의 미래를 위한 인재 육성에 노력을 펼쳐왔다”라고  전제하면서 “충청유교문화권 광역관광개발 사업이 본 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충청 유교 국제 포럼 등을 통해 동아시아 국가들과 인문교류의 장을 마련하겠다”라며 유교의 개방성을 지침하였다. 

충정유교문화원 총사업비는 280억원, 2019년도 사업비는 127.84억원으로 현재 약 30%의 진도가 나간 상황이다. 충청유교문화원 건립은 충청유교문화권 광역관광개발 사업의 일환이다. 올해부터 10년 동안 충청권 4개 시·도 30개 시·군·구에서 유교문화 자원을 활용한 지역 관광 개발 42개 사업에 7947억 원을 투입하는 대규모 계획이다. 충남은 충청유교문화원을 비롯, 18개 사업에 3300억 원을 투입 중이다. 노성 주민 중에는 유교문화원이 관광산업과도 연계되어 지역경제가 활성화되기를 바라는 기대감을 내비치는 이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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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청유교문화원 조감도  © 화요저널



돈암서원과 발맞춰가는 논산유교문화벨트

 

황명선 논산시장은 충남의 힘만으로는 어려워 충북과 합세하여 이루어냈으므로 충청유교문화원이 되었음을 배경 설명하였다. 그러면서도, 그 중 논산이 기호유학의 본산이요 화수분임을 지목하였다.  “돈암서원의 세계문화유산등재와 더불어 기호유학연구의 핵심으로 그 명성을 꽃피울 유교문화원을 논산에 품게 되어 가슴이 벅차다”고 하면서 논산의 유교정신과 문화를 소개하였다. 

충청유교문화원이 뿌리내린 논산은 조선시대의 유교 교육기관인 서원과 향교가 많이 산재되어 있다. 특히, 논산에 위치한 돈암서원은 김장생을 제향한 서원 중 가장 비중있고 영향력이 있어 호서는 물론 기호 전체에서 존숭받는 서원으로 오는 7월 영주 소수서원, 안동 병산서원 등과 함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눈앞에 두고 있어 명실상부한 유교문화의 메카임을 선언하였다. 

작년 8월 이낙연 국무총리는 여름 휴가때 논산 돈암서원과 파평윤씨종학당을 찾았다. 당시 두 곳을 격려하고 응원하였는데, 1년 후에 두 곳 모두 꽃봉오리를 머금고 있는 것이다. 

2013년부터 발아되어 우여곡절 6년 만에 공식 출범하는 유교문화원의 주요 발자취를 더듬어 보자. 


 ㅇ 2015.  6. : 사업대행 위․수탁 협약 체결(충남개발공사)

 ㅇ 2017.  8. : 문화재 현상변경 허가 완료

 ㅇ 2018. 11. : 충남도 도시계획위원회 심의(가결)

 ㅇ 2019.  1. : 논산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시설결정) 및 결정고시

 ㅇ 2019.  5. : 시공업체 선정

 

황명선 논산시장은 오늘이 있기까지, 문중부지 2만여 평을 무상 기부한 파평윤씨 노종파 대종중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였다. 그러나 감사의 마음과 대상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6년 전 유치 장소 문제로 주민들이 설왕설래 우왕대던 시절, 주민들은 자발적으로 십시일반 유치기금을 모았다. 적게는 몇 천원에서 많게는 10만원 단위의 성금이 모아지면서 노성민들의 의지가 결집되었다.

“주민의 한 사람으로서 그간 유치 과정에서 보내주신 관심과 성원, 정말 감사합니다. 당시 모아주신 주민 성금 2620만원은 오늘 센터의 종자돈이 되었습니다. 늦었지만 제2, 제3의 유교문화원이 유치가 되어 경상도 지역 버금가는, 명실공히 충청유교문화의 성지가 되었으면 합니다. 멋진 건물 준공도 중요하지만 생산적인 활용과 운용방안 등도 깊이 고민해야 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노성면 이상화 읍내리장의 감격어린 소회이다. 

유림행사인데도 유림복장은 많지 않았다. 도지사는 유림복장을 하고서 나란히 앉은 세분을 찾아가 일일이 악수를 나누었다. 논산에서 늘 의관정제하고 다니는 김용주 훈장은 외관보다는 내실화에 방점을 찍는다. “유교문화는 요순우탕문무(堯舜禹湯文武)의 통치시대에서 기인하는 국민도덕성 완성을 목표로 제시한 공자의 생활에서 ‘절차 예禮’와 ‘정의 의義’를 실행하자는 실학을 공감 공유하는 것입니다. 오늘날 자칫 문화원(院) 속에 갇혀서 전시품쯤으로 오해될까 염려스럽네요. 시설은 근사한데 살아 있는 내용은 어찌 살릴지ㅡㅡ 문화원에 원(圓)자를 써서 탁상공론이 아닌, 실천하는 유교학습장으로 활약하기를 바라는 바입니다.” 흔히 유교라고 하면 고리타분해 보이고, 군/신(君臣)처럼 상하 개념으로 오해하는 경향들이 있다. 이에 대하여 김훈장은 “유교의 출발은 공동체에서 인간 평등이며, 논산시 동고동락(同苦同樂)도 유교의 공동체 정신과 맞닿아 있다고 갈파한다. 

이러한 주민들의 염원을 유교문화원 관계자들이 얼마나 담아내고 실어펴낼지는, 민관이 함께 지켜볼 일이다. 마을자치를 풀뿌리 민주주의의 요체로 보면서 나눔과 공동체 정신을 강조해온 황명선 논산시장의 인사말을 들어보자. “문화의 본질은 소통과 나눔이며, 만남과 넘나듦입니다. 당대의 석학으로 손꼽히던 수많은 학자들이 서로 교류하거나 가르치며 고도의 학문적 성과를 이루어냈듯, 이곳 충청유교문화원이 앞으로 시대의 요구와 문화의 흐름과 소통하는 공간이 되길 바랍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 이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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