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유자적, 세상이야기] 내 삶의 풍요를 위한 감정코칭

놀뫼신문 | 기사입력 2019/05/22 [15:20]

[유유자적, 세상이야기] 내 삶의 풍요를 위한 감정코칭

놀뫼신문 | 입력 : 2019/05/22 [15:20]

 

▲ 노태영 라이프코치     © 화요저널


후배 K와는 언제부터인가 통화하기가 힘들어졌다. 단답형의 문자메시지나 이모티콘 등으로 전화를 대신한다. 정기적인 오프라인 모임에도 핑계를 되며 빠진다. 필자가 참다못해 이유를 물어보니 얼굴 보며 대화하는 것이 부담스러워져서 그렇다고 했다. 

그녀는 현재 프리랜서 프로그래머로 수면시간을 제외하면 온종일 컴퓨터에 매달려있다. 여기에 불규칙적인 식사, 스트레스로 인한 잦은 폭식으로 인해 건강에도 적신호가 켜진지 오래다. K는 자신과 비슷한 생활패턴으로 살아가는 친구들이 주변에 다수 있다고 했다.      

무엇보다 그녀가 걱정스러운 것은 감정이 소거 상태라는 것이다. 예전에는 음식을 먹을 때 환호가 나올 만큼 즐겁고 기뻤지만, 지금은 감정이 잘 잡히지도 않을뿐더러 표현하는 것도 어렵게 느껴진다고 말한다. 사실 K는 오래전 동업했던 파트너의 배신으로 상처를 입은 경험이 있다. 시간이 제법 흘렀기에 잘 이겨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감정을 많이 다친 모양이다.

서울대 소비자 트렌드 분석센터에서 발표한 2019년 10대 소비 트렌드에 ‘감정 대리인, 내 마음을 부탁해’가 키워드 중 하나로 선정되었다. 감정 대리인에 대한 설명으로 「디지털 기기와 상호작용하며 사람 간의 관계 맺기를 힘들어하기 시작한 디지털 원주민들이 어느덧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본성인 감정조차 타인으로부터 답을 구하고 있다. 리액션 전문 패널을 중간에 끼운 액자형 관찰 예능 프로그램을 즐기고 대신 화내는 페이지를 찾아 감정조차 외주를 준다. 사람 간의 접촉을 대신하는 엔텍트 기술과 희석돼가는 대인관계 속에서 이제 감정 표현조차 대리인을 찾게 된 것이다」라며 감정 외주시대가 시작되었음을 선포한다. 

내 감정을 누군가에게 부탁한다는 말이 참 서글프다. 이미 우리의 일상에는 감정대리인이 등장했고, 자연스레 감정 대리인의 도움을 받고 있다. 단적인 예로 이모티콘(emoticon)이다. 필자 역시 지인들과 소통을 하며 이모티콘을 자주 사용한다. 하지만 도구 이상은 아니다. 

상업적인 목적으로 감정 대리인이 등장한다는 것에 딴죽을 걸 수는 없지만, 감정도 운동처럼 근육을 키우고 가꾸면 삶이 달라질 수 있기에 감정코칭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감정에는 좋은 감정, 나쁜 감정이 따로 없다고 한다. 흔히 희로애락(喜怒哀樂)을 기본으로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는데, 자신에게 일어나는 감정의 변화를 알아차리는 것이 우선돼야 하고, 여러 감정들을 온전히 수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감정코칭을 개발한 미국 심리학자 존 가트맨 박사 역시 ‘인간이 성숙해진다는 뜻은 사는 매 순간 오감이 활짝 깨어 희로애락을 폭넓고 풍요롭게 느끼며, 인생의 극과 극을 경험하는 것이다. 따라서 성숙한 감성과 이성의 슬기로운 조화 속에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감정의 능력을 우리는 가르치고 배워야 한다’고 감정코칭의 중요성을 저서 ‘내 아이를 위한 감정코칭’에서 밝혔다.

그렇다면 감정은 어떻게 다루는 것이 좋을까. EBS에서 간단한 테스트로 진행한 ‘감정 읽기 능력’을 참고하는 것도 좋은 코칭법이 될 것 같아 소개한다. 방법은 간단하다. 1분 동안 일주일간 느꼈던 감정을 써 보는 것이다. 

결과는 1분 동안 7개 이상의 감정을 적었다면, 본인이 평소에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읽으면서 살아간다고 보면 된다. 10개 이상의 감정을 적었다면, 자신의 감정을 돌아보는 것에 굉장히 익숙한 사람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1분 동안 3개 이하의 감정을 적었다면, 평소에 본인이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일상적으로 잘 읽지 못한 상태라고 한다. 만약에 지속해서 자신의 감정에 관심을 둔다면 앞으로 감정을 읽는 능력이 향상될 수 있지만, 만약에 계속해서 자신의 감정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면 점점 감정을 읽는 능력이 떨어져 감정을 읽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한다.

이처럼 일주일에 하루, 잠깐의 시간을 내어 내 안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감정의 변화를 감지하고 그 능력을 키운다면 굳이 감정을 외주 보내는 일은 불필요할 것 같다. 또한 반복적인 일상의 지루함도 셀프 감정코칭을 통한다면 보다 의미 있는 삶, 풍요로운 인생으로 변화되어질 것이다.

▲     © 화요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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