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체탐방] 논산일반산업단지 『유정 TMR』을 찾아서

화요저널 | 기사입력 2019/05/09 [23:52]

[기업체탐방] 논산일반산업단지 『유정 TMR』을 찾아서

화요저널 | 입력 : 2019/05/09 [23:52]

 

기업하기 좋은 최적의 입지 조건을 자랑하는 논산일반산업단지는 성동면 원남리, 원북리, 정지리 일원 10개리에 걸쳐 연면적 770,535m(233천평)에 조성되어 있다.

작년 말 기준 1377명의 종업원들의 노력으로 4,865억원의 생산실적과 6만7천불의 수출 실적을 달성한 논산일반산업단지는 대기업, 공기업 2개 업체(삼광글라스, 한전원자력연료)와 제닉, 유정 TMR 등 중소기업 32개 업체 총 34개 사업체가 함께하는 경제공동체이다.

서논산 IC에 인접해 있는 논산일반산업단지는 수도권에 1시간 30분대 및 평택항, 당진항, 대산항, 군산항 등 서해안 주요 항만시설에 1시간 이내 접근이 용이함은 물론 광역 교통망 연계로 전국 대도시권에 효율적 이동이 가능한 최적의 입지적 조건을 자랑한다.

또한 산업단지의 청정환경 조성을 위한 매년 1만 그루 꽃심기 및 상생단지 사원 숙소 건립, 직장 어린이집 건립, 노.사가 소통하는 성동산단 소식지 발간 등 충남도 최고의 모범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이러한 논산일반산업단지의 입주기업체협의회 협의회장을 10여년에 걸쳐서 맡고 있는 정균철 '유정 TMR' 대표를 만나보았다.

 

▲     © 화요저널



낙농선진국을 위하여

 

이야기는 학창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정대표의 고향은 광석면 득윤리다. 저지대라 침수가 되곤 하여 잘 사는 동네가 아니었다. 벼농사보다는 축산이 낫겠다 싶어서 논산농공고 축산과에 들어갔다. 졸업 후에는 연세대학교 부설 농업개발원 낙농과로 점핑한다. 군대까지 다녀온 그는 젖소 3마리를 구입한다. 84년 1월의 일이다. 당시 소 한 마리값은 논 한 마지기값이었으니, 거금을 투자한 셈이다. 당시 소값은 천당과 지옥 사이를 요동쳤다. 1992년에는 25마리 주인이 되었다. 깔을 베어 지게로 한 짐씩 부려가면서 부지런을 떨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답이 아니다 싶었다. 그래서 낙농용 TMR 사료를 만들 생각을 하게 된다. 

1999년 한울타리라는 영농법인을 조합원 3명과 함께 시작한다. 3차때는 10명까지 모여졌다.  그러다가 2002년에 ㈜퓨전바이오라는 새 회사를 차려 나온다. 한울타리 영농조합법인 대표이사로 역임하는 동안 보수를 받지 않았고, 나올 때 어떤 지분도 요구하지 않았다. TMR을 4차산업의 신호탄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2012년에는 성동산업단지로 옮기면서 공장간판은 “유정”으로 해서 바꾸어 달았다. 당시는 낙농가가 성했던 우유전성시대였기 때문이다. 

그 당시 낙농기술에 참여한 대기업 중에 LG화학이 있다. LG는 산학연구를 서울대와 농가를 참여시켜 젖소연구를 하였다. 젖소의 생리와 기술적 문제들을 연구하는 이 프로젝트에 농가의 대표로 정균철 낙농인이 참여하게 된 것이다. 정대표는 2000년 1월 농림부장관상에 이어 11월에는 LG 낙농대상을 수상하기도 한다. 

TMR의 원조국인 이스라엘을 2번 방문하였는데, 이는 개인 수업 차원으로 사비를 들였다. 2박3일 단기였지만 큰 틀은 익힐 수 있었다. 현재 이스라엘에 최대공장이 월 생산능력 8천톤인데, 당시 그 시설을 견학하였던 유정의 최근 월생산량은 월 1만톤이니, TMR 공장 세계최대 순위가 바뀌기 시작한 분기점이 아닐 수 없다. 이스라엘 견학 후 기계는 이탈리아제를 돌리면서 연구를 거듭하였다. TMR 시작이 외국였기에 한국형 TMR 기계의 개발이 시급하였다. 국내 기계전문회사인 “린도”와 협력하여 한국형으로 개발하는 데는 3년여의 관찰과 시행착오가 필요했다. 

 

젖소에서 한우로 갈아타다

 

이렇게 실력을 갖추었기에 그는 자신감을 갖고 회사 창립이라는 카드를 내밀 수 있었다. 주변 사람들은  “소나 키우던 사람이 저렇게 일 벌이다 망하기 십상” 운운 하면서 수근거렸다. 정대표는 전형적인 외유 내강형이다. 워낙 강성이라서 별병도 ‘불도저’이다. 밀어부치되, 무대포 주먹구구식이 아니라 실력에 기반을 두었다. 여기서 실력이라 함은 두 갈래이다. 지금까지 강조해온 배합기술이 하나요, 또하나는 사료의 내용물 선정이다. 하나는 공업 엔지니어쪽이요, 다른 하나는 영양사나 발효전문가쪽의 생명과학 분야다. 이질적이기도 한 이 둘이 융합 가능했던 데는 이유가 있다. 그가 직접 풀을 베어다가 소를 키워온 초동(草童)이었기 때문이다. 소와 한 식구가 되어서 커왔고, 독립해서는 낙농 경영을 독자적으로 해왔기에, 누구보다도 소와 친했고, 소의 생리를 훤히 알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2004년 사료공장 및 사옥 공사를 시작하였고 다음해인 2005년 6월 12일 준공식을 가졌다. 성동산업단지 1단지 조성이 마무리되는 즈음이었다. 주변 사람들은 우려했다. 산업단지에 공장을 짓고 막대한 자본을 투자하여 현대식으로 기계시설을 갖추니 낙농가들 사이에서는 저 친구 곧 망할 거라는 소문도 감돌았다. 그렇지만 그런 것들은 실력 앞에서 모두 기우(杞憂)였다. 거래처가 늘어나고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루머는 사그러들었지만, 또하나의 위기가 닥친다. 오메가3, 브라질넛 등 각종 건강식품들이 상륙하면서 완전식품으로 각광받던 우유 매출이 감소하게 되는 것이다. 낙농업이 사양길로 접어드는 시점에서 정부는 2005년 한우등급제를 전격 실시하였다. 한우시대의 서곡이었다. 이 서곡에 발맞추어 유정TMR사료를 먹은 거세우가 A2플러스 도장을 맞게 한다면, 위기는 기회로 바뀌는 타이밍이었다. 

젖소와 한우는 통한다. 정대표는 사료공장만 하는 게 아니다. 갈산리에 모태인 유정목장과 천두목장 두 곳을 운영한다. 합쳐서 1,000마리인데, 그래서 ‘천두’라고 네이밍했다. 사료공장과 목장을 동시 경영하는 투트랙이기에, 어떤 영양소를 어떤 비율로 배합할 때 소들의 건강 상태가 호전되는지를 현장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니 소 육질에 좋은 사료가 생산될 확률이 높아진다. 전국에서 투쁠쁠(++) 비율이 10% 정도였을 때 유정사료 멕인 한우들이 50%를 석권했다 하니, 챔피언도 이런 챔피언이 없던 호시절이다. 

 

장사는 불난 집이 더 잘된다?

 

그러나 세상살이는 우여곡절..... 2008~2009년 곡물파동을 겪었고, 2010년 그러니까 8년 전 4월 28일 오후 4시 20분, 그 큰 공장에 불이 났다. 생산시설을 위시한 모든 것들이 전소ㅠㅠ 화재보험료는 복구비용의 1/3 수준였고, 잿더미 위에서 새 공장 재건하는 시간도 백년하청이었다. 거래처는 끊어지겠고, 이제 유정은 끝장이라는 소리가 드높았다. 복구는 7개월 만에 끝냈다. 생산시설을 정대표가 직접 설치했기 때문에 바짝 단축된 것이다. 공장이 없어서 가동을 못하는 동안 야유와 음해세력도 있었지만, 세상에 죽으란 법은 없었던 듯! 토바우, 충청남도 축산브랜드인 토바우 공동생산장에서 전폭적인 지원과 협조를 해준 것이다. 낮동안 토바우가 기계를 돌리고 6시에 퇴근하면 유정 직원이 예산에 자리잡은 토바우까지 출근한다. 밤새 가동한 다음, 아침에 출근한 토바우직원과 인사를 나누고 논산으로 퇴근하였다. 

이렇게 6개월여 천신만고 끝에 거래처 주문량 맞추어갔고, 그해 10월에 공장문도 새로 열었다. 덕분에 TMR업계 최초로 자동화 시설도 완비하고 자동화 기계도 개발하였다. 그럼에도 설상가상, 11월 3일 대한민국 최대의 구제역 파동이 터진다. 3조원 규모의 산 짐승들이 지하에 암매장당하는 비극 속에서 사료업계도 초비상이 걸렸다. 구제역 청정 지역으로는 이동제한을 받게 돼 있어서이다. 인근 도에서 방해공작도 받았지만 고품질의 유정TMR사료에 목을 매는 축산농가 덕에 위기는 또다시 기회가 되었다. 불난 집은 장사가 더 잘된다 했던가, 120억 하던 매출액이 2년 후에는 400억대로 진입하면서 판매실적이 3배로 급등한 것이다. 

“그때 영업사원은 몇 명이었나요?” 2명였고, 현재는 3명뿐이라는 답이 돌아온다. 지금도 입소문, 시쳇말로 바이럴마케팅이 전위부대가 되어 주고 있다. 500만원 상당의 소가 등급 잘 받아서 천만원을 호가하면, “대체 어떤 사료를 멕였길래?” ..... 축협조합장 선거는 사료전쟁에 다름 아니라고 한다. 해남, 하동, 문경, 상주, 장흥 등 전국 축협 조합장의 전화가 쇄도하여 생산의 한계 상황이었다. 2015년까지는 그렇게 호황을 누렸지만, 한우 심사기준이 바뀌면서, 즉 출하체중을 높이면서 등급기준이 달라졌다. 그 결과 최근 전국의 투쁠 비중은 16%인데, 유정TMR사료를 멕인 농가의 퍼센테이지가 38%대로서, 예전에 비하여 주춤한 분위기란다. 잃었던 챔피언 고지를 탈환하고자 연구, 노력중인 상황이다.

놀뫼신문 전영주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기획/인터뷰 많이 본 기사